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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투자 커뮤니티를 떠돌다 보면 “두나무 상장 언제 하냐?”는 질문이 종종 들립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기업, 두나무. 이미 실적도 탄탄하고 이름값도 엄청납니다. 그런데, 여전히 증시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상장을 준비하는 건지, 말만 무성한 건지, 사람들은 궁금합니다. 하지만 겉으론 조용해 보여도, 두나무는 지금 상장 타이밍을 놓고 꽤 진지하게 저울질하고 있는 중입니다.
상장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하지만 ‘시기’는 아직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두나무 대표 이석우는 "상장을 위한 형식적 요건은 모두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두나무는 영업이익 1조 1,863억 원, 매출 1조 7,316억 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쯤 되면 IPO(기업공개)를 안 하는 게 이상할 정도죠.
하지만 두나무는 ‘시기’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시장에 상장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제값을 받고 상장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판단입니다. 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상장하면, 초기에 주가는 오를 수 있어도 이후 하락 리스크가 커집니다.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어쩌면 ‘지금은 아닐 수도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두나무, 국내보다 미국 증시를 선호하는 이유
두나무가 국내보다는 미국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감지됩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때문입니다.
한국 증시는 유독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같은 실적을 내는 회사도 미국보다 낮은 가치를 인정받기 일쑤죠. 반면 미국은 크립토(암호화폐) 산업에 더 우호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고,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프리미엄을 붙여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상장된 ‘코인베이스’는 사용자 중 70%가 법인 고객일 정도로 신뢰도 높은 거래소입니다. 두나무 역시 법인 고객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 대표는 "법인 고객을 받으면 판도가 바뀐다"고 직접 말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상장 보류’ 상태인 진짜 이유는?
실은 미국 증시도 요즘 만만치 않습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해외에 상장한 국내 기업 56곳 중 절반 가까이가 미국을 택했지만, 그 중 40%는 상장 폐지됐습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규제가 까다롭고, 회계 기준이 엄격하고, 무엇보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주가가 예측 불가하다는 점 때문이죠.
실제로 쿠팡은 상장 첫날 69달러였던 주가가 현재 21달러로 뚝 떨어졌고,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도 23달러에서 8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두나무도 이런 사례를 당연히 알고 있을 겁니다. 상장은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기에, 이들은 ‘최적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겁니다.
기업이 상장하면 좋은 점들
상장을 하면 무조건 좋은 걸까요? 물론 긍정적인 효과는 많습니다.
- 막대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집니다: 주식을 시장에 공개하면서 공모 자금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신규 사업 진출이나 시스템 확장에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기업 브랜드와 신뢰도가 높아집니다: 상장사는 회계 투명성, 공시 의무 등 기준이 까다로워서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더 신뢰를 얻습니다.
- 우수 인재 유입에도 유리합니다: 스톡옵션, 인센티브 등을 통해 인재 유치와 유지는 한결 수월해집니다.
- 글로벌 확장 기반이 마련됩니다: 특히 미국에 상장하면 해외 자본과 고객의 접근성이 훨씬 좋아집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효과를 넘어 국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죠.
하지만 상장이 항상 축복은 아니다
반대로 상장에는 분명한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니란 얘기죠.
- 주가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상장 후에는 실적보다 주가가 경영 판단을 좌우할 때도 있습니다. 단기 성과 압박은 장기 비전 추진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공시와 회계 관리 부담이 커집니다: 반기, 분기마다 수치를 공개해야 하며, 각종 내부 감사도 더 복잡해집니다.
-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 누군가가 공개된 주식을 대량 매수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 정보 공개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전략이 외부에 노출되거나 경쟁사에게 활용당할 여지도 있습니다.
이 모든 건 ‘공개된 기업’이 지는 무게입니다. 그만큼 상장은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입니다.
두나무 상장,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두나무의 상장은 단순히 한 기업의 이벤트가 아닙니다. 가상자산 산업의 신뢰도, 성장성, 그리고 제도권 진입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습니다. 두나무가 상장을 한다면, 이는 업계 전체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고, 국내 투자자들의 인식에도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물론, 상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마법의 열쇠는 아닙니다. 상장 후에는 상장 이전보다 더 많은 ‘책임’과 ‘감시’를 감수해야 하니까요. 그렇기에 두나무는 지금도 단순히 시세 상승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과 책임 있는 플랫폼 운영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 그날은 언제 올까?
지금은 여러 가지가 불확실한 시기입니다. 시장은 요동치고, 규제는 정비 중이며, 기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두나무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상장이라는 한 수를 준비 중입니다.
상장은 기업의 명운을 바꿀 수 있는 일대 사건입니다. 하지만 무릎을 꿇은 자가 모두 기도하는 건 아닙니다. 두나무는 지금도 고개를 들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순간을 기다리는 중일지 모릅니다.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습니다. 그날은 단지 두나무만의 날이 아니라, 한국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날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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